30대 남자 운동: 좋아하는 운동 하나만으로 충분할까

좋아하는 운동과 필요한 보완운동을 함께 고민하는 30대 남성

내가 가장 오래 꾸준히 한 운동은 클라이밍이다.

벽에 있는 문제를 어떻게 풀지 생각해야 하고, 같은 암장에서도 문제마다 요구하는 움직임이 다르다. 새로운 문제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쉽게 질리지 않았고, 성공하지 못했던 문제를 결국 풀었을 때 느끼는 성취감도 컸다.

반대로 러닝은 오래 이어가지 못했다.

달리는 행위 자체에서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고, 내가 원하는 운동의 성취감과도 조금 달랐다.

그렇다고 클라이밍이 좋은 운동이고 러닝이 나쁜 운동이라는 뜻은 아니다.

나에게 오래할 이유가 있었던 운동과 그렇지 않았던 운동이 달랐을 뿐이다.

그런데 한 가지 운동을 오래 하다 보니 다른 질문이 생겼다.

좋아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만으로 내 몸에 필요한 운동이 모두 해결되는 걸까.

건강에 필요한 운동은 한 가지 능력만을 요구하지 않는다

질병관리청의 성인 신체활동 지침은 만 19~64세 성인에게 일주일에 150~300분의 중강도 유산소 활동 또는 75~150분의 고강도 유산소 활동과 함께, 주 2일 이상의 근력운동을 권고한다.

이 기준을 그대로 운동 시간표처럼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대신 한 가지는 분명하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능력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어떤 운동은 심폐체력을 많이 사용하고, 어떤 운동은 근력이나 파워를 많이 사용한다. 특정 스포츠처럼 기술과 반복되는 움직임이 중요한 운동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운동이 여러 요소를 동시에 사용하더라도 모든 부분을 똑같이 채워준다고 볼 필요는 없다.

운동을 시작할 때는 좋아하는 종목 하나로 충분할 수 있다

운동을 아직 꾸준히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모든 요소를 완벽하게 챙기려고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운동 자체가 이미 시간과 체력을 사용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근력운동도 하고, 유산소도 하고, 스트레칭도 하고, 별도의 스포츠까지 하려고 하면 운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일정이 부담스러워질 수 있다.

그래서 시작 단계에서는 내가 계속할 이유가 있는 운동 하나를 먼저 만드는 편이 현실적이다.

이 부분은 이전에 30대 남자가 오래할 취미를 고르는 기준에서도 이야기했다.

하지만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그다음이다.

좋아하는 운동이 어느 정도 생활에 자리 잡았다면 이제는 그 운동이 내 몸에서 무엇을 잘 만들어주고, 무엇은 부족하게 남겨두는지를 볼 필요가 있다.

주운동의 장점과 빈틈을 함께 봐야 한다

처음에는 운동을 했다는 사실 자체로 만족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운동을 몇 달, 몇 년 이어가다 보면 그 운동이 잘 훈련해주는 능력과 상대적으로 부족하게 남는 부분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유산소 활동을 주로 하는 사람이라면 별도의 근력운동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고, 웨이트트레이닝에 대부분의 시간을 쓰는 사람이라면 심폐체력을 따로 챙길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

특정 스포츠를 오래 하는 사람이라면 그 종목에서 반복해서 사용하는 움직임과 상대적으로 덜 사용하는 움직임도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사람에게 같은 보완운동을 정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운동이 무엇을 충분히 채워주고, 무엇은 따로 보완할 필요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먼저다.

내 경우에는 클라이밍을 오래하면서 이런 부분을 생각하게 됐다.

클라이밍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한 가지 능력만 사용하는 느낌이 적기 때문이다. 몸 전체를 사용하고, 힘도 써야 하며, 계속 움직이는 과정에서 체력도 필요하다.

하지만 오래 하면서 클라이밍만으로 충분하다고 느끼지는 않았다.

우선 나는 원래 유연성이 부족한 편이다.

클라이밍을 한다고 해서 내가 부족하다고 느끼던 이 부분이 자연스럽게 충분히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또 상체에서는 당기는 형태의 움직임을 많이 하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미는 동작을 별도로 넣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한동안 요가도 시도해봤다.

하지만 오래 이어가지는 못했다.

유연성이 부족하다 보니 동작 자체가 꽤 아팠고, 계속 문제가 바뀌는 클라이밍과 비교하면 정적인 방식도 나에게는 재미가 부족하게 느껴졌다.

예전에는 여기서 ‘나는 요가와 맞지 않나 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꾸준히 하기 어려웠다는 것과 내 몸에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처음에는 작게 보완하고, 목표가 높아지면 제대로 배운다

그렇다고 운동을 시작하자마자 부족한 능력마다 새로운 운동을 하나씩 등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작은 보완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근력운동이 부족하다면 기본적인 동작 몇 가지를 추가하고, 가동성이 부족하다면 짧은 시간을 따로 확보하는 식이다.

중요한 것은 주운동 자체를 방해하지 않을 정도로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운동의 수준이 높아지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단순히 건강을 위해 일주일에 한두 번 즐기는 것과, 더 어려운 동작이나 기록을 목표로 꾸준히 훈련하는 것은 필요한 준비가 같을 이유가 없다.

실력이 올라갈수록 이전에는 작은 약점이었던 부분이 다음 단계로 가는 데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 단계에서는 보완운동도 몇 가지 동작을 따라 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체계적으로 배워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움직임을 보완하기 위해 기본 운동을 배우는 30대 남성

내 경우도 지금 당장은 클라이밍의 우선순위가 높지만, 생활에 조금 더 여유가 생긴다면 요가원을 등록해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

단순히 건강을 위해 운동 하나를 더 추가한다는 의미보다는, 내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유연성과 움직임을 조금 더 체계적으로 익혀보고 싶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그 역할이 요가일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는 웨이트트레이닝이나 수영, 러닝, 별도의 코칭일 수도 있다.

보완운동의 종류보다 중요한 것은 왜 그 운동을 추가하는지 알고 있는가에 가깝다.

내 운동에 무엇이 부족한지는 네 가지로 확인해볼 수 있다

주운동이 어느 정도 자리 잡았다면 다음 네 가지를 한번 생각해볼 수 있다.

1. 지금 운동에서 가장 많이 쓰는 능력은 무엇인가

근력인지, 심폐체력인지, 파워나 기술인지 먼저 생각한다.

내가 하는 운동이 무엇을 잘 훈련시키는지 알아야 반대편에 무엇이 비어 있는지도 보인다.

2. 거의 사용하지 않는 능력은 무엇인가

유산소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지, 별도의 근력운동이 없는지, 움직임의 범위가 계속 제한되어 있는지 등을 본다.

모든 능력을 최고 수준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다만 오랫동안 거의 사용하지 않는 영역이 있는지는 한 번 확인할 필요가 있다.

3. 내가 원하는 다음 단계에 무엇이 필요한가

건강 유지가 목표인지, 체형 변화인지, 특정 스포츠의 실력 향상인지에 따라 필요한 보완은 달라진다.

운동을 더 잘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면 지금 약점이 실제로 다음 단계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도 알아볼 필요가 있다.

4. 지금은 어느 정도까지 투자할 수 있는가

필요하다고 해서 바로 가장 전문적인 방법부터 선택할 필요는 없다.

현재 시간과 비용이 부족하다면 짧게 보완하면서 시작할 수 있다.

반대로 그 능력이 점점 중요해지고 혼자 훈련하는 데 한계를 느낀다면 수업이나 코칭처럼 더 체계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보완운동도 결국 우선순위의 문제다

운동을 많이 하면 무조건 몸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주운동에 보완운동까지 계속 추가하다 보면 일주일 내내 운동만 하게 될 수도 있다.

운동은 일, 수면, 관계와 함께 생활 안에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필요한 운동을 발견했더라도 지금 당장 얼마나 할 수 있는지를 같이 생각해야 한다.

시간이 부족한 시기에는 주운동을 유지하면서 가장 부족한 부분 하나만 짧게 보완할 수도 있다.

생활에 여유가 생기고 운동에 대한 목표가 높아지면 그때 보완운동의 비중과 수준을 올릴 수 있다.

몸 관리는 완벽한 루틴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내 삶이 오래 버틸 수 있도록 관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운동은 중심이고, 보완운동은 그 중심을 오래 지키는 방법이다

나는 여전히 운동에서 재미와 성취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운동이라도 매번 하기 싫다면 오래 이어가기 어렵다.

그래서 운동을 시작할 때 좋아하는 종목을 찾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 운동이 내 생활에 자리 잡은 뒤에는 질문이 하나 더 필요하다.

이 운동을 오래 하고 더 잘하기 위해 지금 내 몸에 부족한 것은 무엇인가.

처음에는 필요한 만큼만 작게 보완해도 된다.

그 부족함이 점점 중요해지고 목표가 높아진다면 보완운동 역시 제대로 배워볼 수 있다.

처음부터 모든 운동을 잘할 필요는 없다.

반대로 좋아하는 운동 하나를 찾았다는 이유로 다른 능력을 계속 방치할 필요도 없다.

주운동은 내가 계속 운동하게 만드는 이유이고, 보완운동은 그 운동을 더 오래, 더 잘할 수 있도록 몸의 빈틈을 채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