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애를 하다 보면 생각보다 자주 돈을 쓴다.
밥을 먹고 카페에 가고, 영화를 보거나 어디론가 놀러 가기도 한다.
그때마다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문제가 있다.
데이트 비용은 누가 얼마나 내야 공평할까.
내가 연애할 때는 매번 정확히 반반으로 나누지는 않았다.
내가 밥을 사면 상대가 카페를 사고, 다음번에는 반대로 상대가 밥을 사고 내가 카페를 사는 식이 많았다.
금액을 계산하면 정확히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서로 어느 정도 부담한다는 암묵적인 기준이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그 방식이 편했다.
계산대에서 각자 카드로 정확히 절반씩 결제하거나 데이트가 끝난 뒤 영수증을 다시 계산해서 정산하는 방식은 깔끔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연인 사이에서 조금 계산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데이트 비용에서 공평함은 항상 5:5여야 한다는 의미와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도 정확한 반반보다 유연한 분담을 선호하는 사람은 많았다
데이트 비용에 정해진 공식은 없다.
다만 최근 조사에서도 정확한 반반 계산만이 선호되는 방식은 아니었다.
소셜 데이팅앱 위피가 2030 회원 1,4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데이트 비용 인식 조사에서 남성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계산하는 방식을 40%로 가장 많이 선택했고, 여성은 장소마다 번갈아 계산하는 방식을 40.8%로 가장 많이 선택했다.
전체 금액을 정확히 절반으로 나누는 방식을 선택한 비율은 남성 11.2%, 여성 5.4%였다.
물론 이 조사는 데이팅앱 회원을 대상으로 한 자체 조사이기 때문에 한국의 모든 2030 남녀를 대표하는 통계로 볼 수는 없다.
다만 데이트 비용을 반드시 매번 정확히 절반씩 나눠야만 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는 정도는 참고할 수 있다.
나 역시 비슷하다.
얼마를 정확히 맞췄는지보다 서로 자연스럽게 다음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이 더 편하다.
5대5가 아니어도 공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 사람의 경제 상황이 완전히 같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쪽의 소득이 더 높을 수도 있고, 어느 시기에는 한 사람이 경제적으로 어려울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더 여유로운 사람이 조금 더 부담하는 것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데이트를 할 때마다 지난번 금액까지 계산해서 정확하게 균형을 맞출 필요도 없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금액의 차이보다 그 상황을 두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한 사람이 조금 더 내더라도 그것을 스스로 감당할 수 있고, 상대 역시 그 부담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면 충분히 괜찮을 수 있다.
반대로 경제적인 사정이 특별히 다른 것도 아닌데 한쪽만 계속 비용을 내고, 다른 사람이 그것을 자연스러운 의무처럼 받아들인다면 같은 상황이라도 전혀 다르게 느껴질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공평함에는 금액뿐 아니라 서로 부담하려는 태도까지 포함된다.

누가 더 비싼 데이트를 원하는지도 봐야 한다
데이트 비용이 커지는 이유가 항상 물가 때문인 것은 아니다.
두 사람 중 한 명이 비싼 식당이나 여행, 숙박처럼 비용이 많이 드는 데이트를 선호할 수도 있다.
그때 상대도 그 소비를 원하고 감당할 수 있다면 함께 비용을 나눌 수 있다.
하지만 한 사람이 두 사람의 경제 상황에 맞지 않는 소비를 계속 원한다면 조금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나라면 먼저 솔직하게 내 생각을 말할 것 같다.
나는 그 정도 비용을 지속적으로 데이트에 쓰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그래도 상대가 그 선택을 원한다면 추가되는 비용까지 똑같이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상대가 원하는 소비 수준을 맞추기 위해 내가 계속 무리해야 한다면 장기적으로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애를 한다고 해서 자신의 형편을 넘어서는 소비까지 해야 할 이유는 없다.
좋은 데이트에 반드시 많은 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데이트 비용을 이야기하면 자연스럽게 얼마나 써야 적당한가라는 질문도 따라온다.
하지만 나는 금액보다 만족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비싼 식당에서 식사를 해야만 좋은 데이트가 되는 것도 아니고, 돈을 적게 썼다고 그날의 시간이 덜 가치 있는 것도 아니다.
최근 위피 조사에서도 데이트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로 남성 59.5%, 여성 64.7%가 ‘의미 있는 경험’을 선택했고, 저렴한 가격 자체를 가장 중요하게 봤다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것 역시 특정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데이트의 만족을 비용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는 흥미롭다.
두 사람이 산책을 하고 카페에서 오랫동안 이야기하는 것에 만족한다면 굳이 더 비싼 계획을 만들 필요가 없다.
반대로 두 사람이 여행이나 좋은 식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그곳에 돈을 쓰는 것도 각자의 선택이다.
결국 문제는 적게 쓰느냐 많이 쓰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좋아하는 데이트에 감당할 수 있는 만큼 쓰고 있는가라고 생각한다.
데이트 통장은 방법일 뿐 정답은 아니다
데이트 비용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데이트 통장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두 사람이 일정 금액을 넣고 그 안에서 식사나 여가비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나는 데이트 통장을 꼭 써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반대로 싫어하지도 않는다.
상대가 원하고 두 사람에게 편하다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데이트 비용을 계획적으로 관리하고 싶거나 매번 누가 계산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불편한 커플에게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통장을 만들었다고 비용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누가 얼마를 넣을 것인지, 통장에서 어디까지 사용할 것인지 같은 새로운 기준을 결국 두 사람이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데이트 통장이 중요한 게 아니라 두 사람에게 불편하지 않은 비용 분담 방식을 찾았는지가 더 중요하다.
한 사람이 더 내는 것보다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태도가 더 불편하다
만약 친구가 데이트 비용의 70~80%를 계속 부담하고 있다고 말한다면, 나는 그 비율만으로 관계가 잘못됐다고 이야기하지는 않을 것 같다.
한 사람이 경제적으로 훨씬 여유롭거나 두 사람이 그 방식에 만족하고 있다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구가 “상대가 내가 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쁘다”고 말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때는 돈 몇 만원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가 자신의 부담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내가 더 부담할 수 있다는 것과 상대가 내가 더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르다.
특별한 경제적 사정도 없고 서로 이야기해서 정한 것도 아닌데 한 사람의 지출만 계속 당연시된다면, 내 기준에서는 관계에서 상대를 대하는 태도 자체를 다시 보게 될 것 같다.
30대 남자 연애에서 관계를 선택하면 서로의 삶에 자리를 내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처럼 돈에서도 한쪽의 배려만 계속 요구하는 관계는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런 상황이라면 단순히 다음 데이트부터 얼마를 덜 낼지를 정하기 전에 두 사람이 서로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이야기해볼 필요가 있다.
30대 데이트 비용에서 공평함은 꼭 반반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가 밥을 사면 상대가 카페를 사고, 다음에는 서로 역할이 바뀌는 정도면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편하다.
정확한 금액까지 맞지 않아도 상대도 함께 부담하고 있다는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경제 상황이 다르다면 더 여유 있는 사람이 조금 더 낼 수도 있고, 두 사람이 원한다면 데이트 통장을 사용할 수도 있다.
반대로 한 사람이 자신의 형편을 넘어서는 비싼 데이트를 원한다면 그 비용을 어떻게 나눌지는 별도로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결국 어떤 비율이든 두 사람이 납득하고 있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더 중요하게 보는 것은 상대방도 이 관계에 시간뿐 아니라 자신의 몫을 함께 부담하려는 태도를 가지고 있는가다.
데이트 비용에서 공평함은 영수증을 정확히 절반으로 자르는 것보다,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면서 어느 한 사람의 부담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데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